제로웨이스트 장례문화: 친환경 장례란 무엇인가
현대인들의 삶에서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플라스틱을 줄이고, 친환경 소비를 선택하며,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여정인 ‘죽음’에 있어서도 우리는 여전히 전통적인, 그리고 환경에 부담을 주는 장례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삶의 마지막 순간마저 환경을 고려하는 제로웨이스트 장례문화, 즉 친환경 장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전통 장례 방식의 환경적 문제
일반적인 장례 방식인 매장과 화장은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매장의 경우, 관, 시신 보존용 화학물질, 콘크리트 구조물 등이 사용되고, 화장은 연료를 다량 소모하며,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배출합니다.
특히 방부 처리에 사용되는 포름알데히드 등은 토양과 수질 오염의 주요 원인이며, 플라스틱 및 금속으로 된 관은 분해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토양에 잔류합니다. 죽음조차 환경에 부담을 주고 있는 현실인 셈입니다.
2. 친환경 장례란 무엇인가?
친환경 장례는 죽음 이후의 과정에서 자연에 부담을 주지 않고 순환되는 방식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생분해성 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 장례 전반에 걸쳐 탄소 배출 최소화, 자원 절약, 생태계 보전을 고려하는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 무방부 처리: 시신에 화학처리를 하지 않아 생분해 가능
- 친환경 관 사용: 대나무, 골판지, 미처리 원목 등 생분해성 재질 사용
- 자연장(自然葬): 납골당 대신 숲, 수목, 바다 등 자연에 뿌리는 방식
- 비석 없는 장례: 공간 점유 없이 자연 그대로 유지
- 저탄소 화장 방식: 전통 화장보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기술 사용
3. 친환경 장례 방식의 유형
현재 세계적으로 실천되고 있는 다양한 친환경 장례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수목장: 나무 아래에 유골을 뿌리거나 묻는 형태로, 국내에서도 보편화되고 있음
- 해양장: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방식으로 자연으로의 회귀 의미
- 알카라인 수분해: 화장보다 탄소 배출이 낮은 생화학적 분해 방식 (미국/유럽 시행 중)
- 인체 퇴비화: 시신을 퇴비화하여 토양으로 환원하는 기술 (워싱턴주 합법화)
- 에코 관 사용: 천연 섬유, 골판지, 버섯 기반 관으로 생분해 기간 단축
4. 친환경 장례가 주는 의미
친환경 장례는 단지 환경을 위한 선택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삶의 마무리에서도 의미 있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는 방식입니다.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순환의 개념은 인간과 자연이 하나라는 인식을 강화하며, 남은 이들에게도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가치를 남깁니다.
또한 과도한 장례 비용과 불필요한 장식에 대한 사회적 부담을 덜어주며, 조용하고 간결한 삶의 마무리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5. 우리 주변의 친환경 장례 실천 사례
한국에서도 최근 환경부와 산림청을 중심으로 자연장지 조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수목장림, 잔디장, 화초장 등 다양한 형태로 전환 중이며, 서울시립승화원 등 일부 장례식장에서는 친환경 관 사용 선택제도 도입되었습니다.
또한 일부 시민단체와 종교 단체에서는 과소비 없는 장례문화 캠페인을 통해 간소하고 환경친화적인 장례 방식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6. 제로웨이스트 장례,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까?
아직 우리 사회에서 제로웨이스트 장례는 낯설 수 있지만, 준비는 천천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 유언장 또는 생전 장례 희망서 작성 - 친환경 방식 요청 포함
- 친환경 관 업체 조사 - 대체 소재 제품 검색 및 가격 확인
- 수목장지 위치 파악 - 지역별 자연장 시설 정보 수집
- 가족과 사전 공유 - 자신의 장례 철학과 이유 설명
- 장례대행업체 선택 기준 수립 - 친환경 옵션 제공 여부 확인
7. 마무리하며
죽음조차도 더 이상 ‘종말’이 아닌, 순환의 일부로 인식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제로웨이스트 장례문화는 자연과의 마지막 인사를 ‘쓰레기 없이’, ‘과시 없이’, ‘의미 있게’ 남기는 실천입니다.
오늘 하루, 나의 삶을 되돌아보며 지속 가능한 마지막 선택에 대해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것은 나 자신은 물론, 후세와 지구를 위한 깊은 배려일 수 있습니다.